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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about 콜드 브루 커피

by coffee_writer 2022. 3. 15.

콜드 브루? 더치커피?

한동안 카페 유리벽에 마치 실험실처럼 커다란 기구들을 설치하고 빙글빙글 꼬인 관을 통해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로 만들어내는 커피가 인기였습니다. 맞습니다. 흔히 더치커피라고 불리는 콜드 브루 커피는 여전히 두터운 마니아 층을 가지고 있지요. 콜드 브루 커피는 단어 그대로 찬물로 우려낸 커피를 통칭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시절 본국으로 커피를 옮기던 선원들이 배에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네덜란드식 커피 즉 더치커피라고 알고 계실 텐데요. 사실 네덜란드에는 더치커피가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더치커피라는 말이 없지요. 사실 이 이름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주로 쓰는 말로, 앞에서 언급한 커피 추출기구들을 만들어낸 일본 기업에서 마케팅을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와 이름입니다. 그래서 아마 찾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찬물로 우려낸 커피가 네덜란드에만 있었던 것도 아니며, 더치커피의 유래에 관한 이야기도 모두 약간씩 다릅니다. 굳이 더치커피를 설명하자면 일본식으로 찬물에 우려낸 커피가 오히려 맞겠지요. 실제로 영미권이나 유럽에서 더치커피를 들어보신 분은 아마 많이 없을 겁니다.

콜드브루커피

차가운 물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원두를 오랜 시간 물에 담가 두어 우려낸 침출식과 둘째는 차가운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받아내는 점직식입니다. 앞에서 설명한 일본의 마케팅이 마치 정설로 여겨져 소개된 우리나라의 경우는 침출식은 콜드 브루 커피 점직식은 더치커피라고 잘 못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점직식과 침출식은 추출하는 방식에 따른 원두 미분의 차이만 있을 뿐 맛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나에게 맞는 콜드 브루 추출방식은 무엇일까요?

 

가성비 vs 미모

침출식 콜드 브루 커피의 특 장점은 만들기 쉽고 장비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침출식 커피는 깨끗한 통에 물을 붓고 거기에 원두가루가 든 주머니를 넣어준 뒤 뚜껑을 닫고 몇 시간 방치해 두면 됩니다. 흔히 가정에서 쓰는 면포나 다시 국물용 봉투면 우리가 원하는 콜드 브루 커피를 만들 수 있는 것이지요. 물론 메이슨 자, 하리오 등 다양한 회사에서 침출식 커피 추출 도구를 판매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없어도 내 텀블러에 원두 주머니만 넣어서 만들 수도 있는 것이지요. 너무 간단해서 믿을 수 없으신가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점직식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최고의 장식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홈카페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거기에 멋들어진 점직식 콜드 브루 기구를 올려두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커피 전문가처럼 보일 것입니다. 이 멋진 도구들은 대게 관리가 어렵고 추출 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보완해 형태를 단순하게 하여 사용과 관리에 편의를 준 제품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맛있는 콜드 브루 커피 만들기

콜드 브루 커피는 찬물에 우려내야 하기 때문에 원두를 너무 두껍게 분쇄하면 추출이 잘 안 되거나 맛이 고르게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보통은 핸드드립과 에스프레소의 중간 두께로 분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원두와 물의 비율은 1:5-10으로 다양한데요. 주로 진하게 추출하는 경우는 물이나 우유에 희석하여 드시기에 적합하며 연하게 추출하는 경우는 온 더 락(얼음에 원액을 넣어 천천히 마시는 것)이나 물만으로 희석하여 드실 때 좋습니다. 저의 경우 추출 시간은 3-5시간을 추천합니다. 보통은 8-12시간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너무 장시간 커피를 추출할 경우 카페인 함량이 높아지며 세균 번식의 위험이 있습니다.


콜드 브루 커피의 보관은 한 달 정도로 에스프레소나 드립 커피보다 장기보관이 가능하지만 이는 추출 도구가 깨끗하고 소독된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상온에서 장시간 추출하고 냉장 보관해야 하는 방식의 특성상 세균 번식의 위험은 언제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구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커피의 와인

콜드 브루 커피는 오랜 시간 한 방울씩 모여 만들어진다 하여 커피의 눈물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쓴맛이 적고 부드러우며 숙성될수록 맛있다 하여 커피의 와인이라도 불립니다. 하지만 이런 고급스러운 별명과 달리 사둔 지 오래되거나 품질이 낮아 따뜻한 물로 핸드드립 하여 마시기 어려운 원두를 사용해도 맛이 괜찮게 나온다는 겁니다. 이유는 바로 찬물 때문인데요. 원두는 따뜻한 물에서 더 많은 성분이 추출되기 때문에 따뜻한 물로 추출 시 그 특징이 잘 드러나지만 찬물에서의 추출 한계로 원두 별 특징이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또 원두에 가스 성분이 남아있으면 차가운 물이 흡수되기 어려워 추출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신선한 원두보다는 충분히 숙성된 원두가 더 적합합니다. 그래서 사둔 지 한두 달 되어 향이 빠진 커피도 콜드 브루 추출에는 괜찮은 것입니다. 혹시 집에 버리기 아까운 원두가 있다면 오늘 콜드 부르 커피를 만들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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