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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커피는 원래 쓰다?

by coffee_writer 2022. 3. 8.

커피는 써서 못 먹어요

어떤 모임에서 다 같이 커피를 마시러 갔는데 어떤 한 사람이 머뭇거리며 주문을 못하고 그냥 안 마시겠다며 뒤로 빠집니다. 같이 간 사람들이 이유를 묻자 본인은 아직 커피는 써서 못 먹는다며 멋쩍은 웃음을 짓고는 안 마셔도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말라고 연신 손을 젓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어쩌면 오늘 점심시간에 일어난 일인지도 모르겠네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커피는 쓰다는 생각을 하고 계실 겁니다. 커피에는 쓴맛을 내는 클로로겐산, 카페인, 트리고넬린 등의 다양한 성분이 포함되어있어 쓴맛이 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분들이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할 만큼 괴로운 쓴맛은 아닙니다. 다크 초콜릿이나 볶은 땅콩을 먹을 때처럼 기분 좋은 쓴맛을 나타내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그렇게 쓰게 느껴지는 것일까요?

커피의 쓴맛

 

까만색 커피의 비밀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커피체리라고 불리는 커피나무 열매의 씨앗을 볶아 물에 우려내 마시는 것인데요. 커피를 볶는 과정에 그 비밀이 들어 있습니다. 커피의 단맛과 신맛을 내는 성분들은 대부분 섭씨 200도 이하 낮은 온도에서 그 특성이 나타나며 볶는 강도가 더 높아질수록 열분해를 통해 그 특성이 사라지고 그것이 페놀 화합물로 대체되며 쓴맛을 내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 우리가 단종의 핸드드립 커피를 마실 때는 원두의 색이 밝은 갈색을 띠고 있으며 커피의 쓴 맛도 적게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더 고온으로 장시간 볶아 커피의 신맛과 단맛은 줄이고 기분 좋은 쓴맛과 고소한 향이 많아질 때까지 볶은 것이 에스프레소용 원두가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더 장시간 볶으면 향은 사라지고 강렬한 쓴맛과 탄맛만 남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강하게 볶아진 원두는 카페인 성분이 증가하게 되어 커피의 각성효과를 높이며 또 품질이 낮은 원두를 싼값에 구입해 구수하고 쓴 커피로 만들어 커피의 원가를 낮추는데 이용되기도 합니다. 커피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더불어 싸고 양 많은 커피가 유행하면서 원두는 더욱 까맣게 변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마신 커피에서 부드럽고 고소한 기분 좋은 쓴맛이 나는지 떫고 씁쓸하며 탄맛이 나는지 구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만든 커피가 더 쓰다면

혹시 밝은 갈색으로 알맞게 볶아진 원두를 사 왔는데, 집에 와서 핸드드립을 했더니 너무 쓰게 느껴진 적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을 체크해 보시길 바랍니다.


  1. 물의 온도 : 커피를 펄펄 끓는 뜨거운 물로 추출할 경우 커피의 잡내와 쓴맛이 많이 녹아 나오게 되어 커피를 쓰게 만들고 맛의 균형을 흐트러뜨리게 됩니다. 요즘은 드립 전용 전기포트가 나오기도 하고 물의 온도를 설정할 수 있는 전기포트도 있지만 가스레인지로 물을 끓였다거나 내 전기포트는 끓이는 기능밖에 없다면 물을 빈 그릇으로 두세 번 옮겨 담아 적당한 온도로 식혀줄 수 있습니다.
  2. 원두의 분쇄도 : 원두를 너무 곱게 갈게 되면 표면적이 넓어져 커피의 맛이 과다 추출됩니다. 또 물이 지나갈 공간이 적어 커피의 추출 속도가 느려지고 그에 따라 원두의 쓴맛이 우러나는 시간도 증가하게 됩니다. 핸드드립을 할 경우 커피가 드리퍼에 고여 잘 추출되지 않는다면 원두의 분쇄도를 조금 더 두껍게 조절해야 합니다.
  3. 물과 원두의 비율 :원두에 비해 물의 양이 적으면 커피가 더 진하게 우러나와 쓴맛이 많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한잔을 만들 때 사용하는 원두의 양은 약 20g 물은 250ml입니다. 그러나 집에는 저울과 계량컵이 없을 수도 있지요. 그럴 때는 종이컵과 아빠 숟가락으로 계량을 할 수 있습니다. 종이컵 한 컵은 180ml 정도입니다. 이를 이용해 원두는 아빠 숟가락으로 한 숟가락이라면 물은 종이컵으로 1과 1/3 컵 이렇게 맞추어 볼 수 있습니다.
  4. 로스팅 일자 : 원두는 시간이 지날수록 산화작용이 일어나 맛이 변하게 됩니다. 오래된 원두로 커피를 추출할 경우 시고 떫어지며 쓴맛을 내게 됩니다. 만약 분쇄된 원두를 사 왔다면 산화작용은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가능하면 원두는 볶은 지 2주 이내의 것을 사용하시길 권합니다.

 

커피는 원래 안 쓰다

커피는 원래 쓰다고 인식될 만큼 우리 주위에는 본연의 맛을 잃어버린 커피가 많습니다. 하지만 많은 커피 농가와 로스터리 커피숍에서는 다채로운 커피의 맛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본다면 그저 잠을 깨우기 위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커피의 다양한 맛과 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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