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꼭 닮은 텀블러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작년 여름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리유저블 컵 증정 행사를 진행하자 많은 사람들이 컵을 받기 위해 사이렌 오더를 하고 한두 시간씩 기다리기도 할 뿐 아니라 그날 주문에 실패해 컵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웃돈을 주며 거래하기도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날 나누어준 리유저블 컵은 약 20회 정도의 재사용만을 권장하기 때문에 오히려 환경오염에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개인 텀블러는 환경문제와 함께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어 콜랙터들이 늘고 있으며 위 이야기만 보더라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와 환경을 위해 어떤 텀블러를 구매하면 좋을까요?

다양한 텀블러

 

아이스 아메리카노 제일 큰 거 주세요

먼저 주로 내가 마시는 음료가 찬 음료 인지 따뜻한 음료인지 고려해야 합니다. 따뜻한 음료를 자주 마시는 편이라면 스테인리스 304 소재로 된 것을 고르는 것이 좋은데요. 스테인리스로 된 텀블러는 음료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부식이 적으며 온도 유지에도 도움이 됩니다. 물론 스텐 소재는 찬 음료에도 적합하나 속이 비치는 친환경 플라스틱 텀블러는 디자인도 예쁘고 안에 담긴 음료도 더 맛있어 보이게 만들어주는 장점이 있지요. 그리고 내가 주로 마시는 음료의 용량에 맞추어 텀블러의 크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텀블러가 작아서 한두 모금 마시고 음료가 다 사라져 버린다면 다시 그 텀블러를 들고 나오고 싶지는 않을 거예요.

2중 구조는 두 번 강조

어떤 소재를 선택하더라도 2중 구조로 된 것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2중 구조로 된 텀블러는 보온 보냉이 잘 되는 것은 물론이고 컵을 잡을 때 손이 너무 뜨겁다거나 컵 외벽으로 물이 맺히는 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내 외부 소재가 동일한 것이 좋은데요. 그 어떤 텀블러도 결국은 버려지는 날이 올 텐데 그때 분리배출을 위해 단일소재로 된 것이 훨씬 좋으며 재활용에도 훨씬 유리합니다. 혹시 지금 사용하는 텀블러가 이중구조가 아니라면 친환경 홀더와 컵받침을 준비해 보세요. 디자인도 멋지고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뚜껑도 꼼꼼하게

텀블러를 들고 이동하는 일이 많은 편이라면 뚜껑의 디자인도 정말 중요합니다. 뚜껑이 패킹이 잘 되어야 음료의 온도 유지가 잘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동 중 음료가 새는 일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시기 편한 구조로 되었는지, 또 고무마개나 플라스틱이 안전한 소재인지, 분리 세척이 가능한지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뚜껑의 세척이 어려워 이전에 마신 음료의 냄새가 배거나 세균의 서식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역시 관리가 중요하다

텀블러를 안전하고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위생적으로 사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컵이든 음료를 담아두고 3시간 정도가 지나면 세균 번식이 많이 진행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음료를 너무 오래 두고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내가 마실 거라고 해서 물로만 헹구어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할 일이지요. 그렇다면 텀블러는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요? 먼저 스텐 텀블러를 구매했다면 사용 전 스텐 연마제를 제거해야 합니다. 방법은 키친타월에 약간의 식용유를 묻혀 닦아준 뒤 주방세제로 한 번 더 닦아주면 됩니다. 그리고 텀블러 세척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베이킹소다와 뜨거운 물 식초를 준비합니다.
2. 텀블러에 베이킹 소다를 약간 넣고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웁니다.
3. 식초를 한두 스푼 추가합니다.
4. 30분 정도 기다린 후 깨끗이 헹궈줍니다.
5. 뚜껑은 다른 그릇에 위와 같은 방법으로 물을 채운 후 담가 둡니다.

조금 불편해도 괜찮아

혹시라도 오늘의 이야기를 읽고 '나는 그냥 일회용 컵 쓰는 게 좋다'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없길 바랍니다. 조금만 신경을 기울이고 몇 번 시도해 본다면 생각보다 텀블러 사용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놓인 예쁜 텀블러는 꽤 멋지지 않은가요? 커피시장의 성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훌륭한 커피타임을 선사했지만 무분별한 일회용 컵 사용으로 지구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 이대로라면 20년 후에는 커피 품종이 멸종될 것이라는 연구 보고도 있으니 오랜 시간 맛있는 커피를 즐기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작은 변화 하나부터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내일 당신의 커피는 어떤 컵에 담겨있을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