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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사이폰 커피 참 맛있다.

by coffee_writer 2022. 3. 28.

커피, 난 눈으로 마신다

커피 추출 기구들은 과학 실험 기구들과 닮은 것이 여럿 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 최고는 아마 사이폰일 것입니다. 사이폰이란 이름부터 실험현상의 이름이기도 하거니와 둥근 플라스크와 알코올램프로 이루어진 그 구조를 보고 커피 추출 기구를 떠올리는 사람을 별로 없을 것입니다. 알코올램프에 불을 붙이고 보글보글 물이 끓으면 두 개의 유리구 사이로 커피가 추출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 시연 과정만으로도 아주 멋진 경험이 되곤 합니다. 요즘은 안전상의 문제로 알코올램프 대신 할로겐 빔 히터를 사용하며 이때 나오는 붉은빛은 아주 매력적이기까지 하지요. 이렇게 추출된 커피는 다른 추출방식들에 비해 향이 풍부하며 맛이 가볍고 깔끔한 것이 특징입니다. 아주 부드러운 커피를 선호하시는 분들이라면 사이폰 커피가 충분히 맘에 드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이폰 커피

 

사이폰 커피의 출발 

용기를 기울이지 않고 높은 곳에 있는 액체를 대기압 차를 이용해 낮은곳으로 흐르게 하는 관을 사이폰이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기압차를 이용해서 커피를 추출하는 기구라고 하여 사이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열원을 통한 증기 압력을 이용하는 것이니 그 이름이 아주 딱 맞는다고 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물이 끓으며 나오는 수증기의 압력을 이용해 물을 역으로 끌어올려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은 1830년대에 독일에서 시작되었으며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두개의 유리 구로 이루어진 모습은 1840년대 프랑스의 배쉬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또 다른 형태의 사이폰 기구인 밸런싱 사이폰은 1840년 영국의 나피엘에 의해서 개발되었습니다. 원리는 같지만 두 개의 유리관이 양쪽에 균형을 맞추듯 달려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1900년대가 되면서 미국에서 사이폰 기구의 개발이 활발해집니다. 과거에 비해 높은 온도에서 긴 시간 견딜 수 있는 내열·강화유리가 등장하고, 많은 유리 제조 회사들이 다양한 디자인의 사이폰 기구를 내놓게 됩니다.

사이폰 이란 명칭은 1925년 일본의 고노 회사에서 사이폰 기구를 상품화 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고노와 하리오를 비롯해 많은 회사에서 사이폰 기구를 생산 중에 있으며, 특히 화려한 모습의 밸런싱 사이폰은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밸런싱사이폰

 

사이폰 커피의 구조

사이폰은 상부 로드, 진공관, 하부 플라스크, 열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플라스크에 물을 담고 알코올램프에 불을 붙여 끓여주면 플라스크내 증기압이 상승하여 물을 진공관을 통해 로드로 밀어 올립니다. 이때 밀려 올라온 물이 로드에 있던 원두와 만나게 되고 커피 추출이 이루어집니다. 반대로 커피 추출이 다 이루어진 후 램프에 불을 끄면 플라스크 내 온도가 낮아져 증기압이 사라지게 되고 로드에 추출되어있던 커피가 필터를 거처 진공관을 통해 플라스크에 고이게 됩니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왜 이렇게 커피를 만들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하실 분도 있을 겁니다. 사이폰 추출방식은 조금 까다로운 면이 있기는 하지만 매뉴얼을 지켜 추출한다면 일관되고 맛있는 커피맛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필터의 종류도 종이와 융 두 가지가 있으며 종이필터는 커피의 지용성 성분을 걸러주어 조금 더 깔끔한 맛을 내기 위해 융 필터는 풍부한 향미를 위해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이폰 커피 추출하기

  • 플라스크에 한 잔 기준 240ml 물을 담고 램프에 불을 붙여 가열합니다.
  • 원두 24g을 분쇄합니다. 원두의 분쇄도는 프렌치 프레스와 핸드드립의 중간 정도로 합니다.
  • 로드에 필터를 고정하고 분쇄한 원두를 평평히 담아 플라스크에 걸쳐 예열합니다.
  • 기포가 빠르게 끓어오를때 로드를 플라스크에 완전히 고정합니다.
  • 플라스크의 기압이 높아지며 진공관을 통해 물이 원두의 2배 정도 로드에 차오르면 나무 막대기로 물과 커피가 고루 섞이도록 저어주는데 이를 교반이라고 합니다.
  • 커피가 잘 섞이면 10-15초 후 불을 끄고 커피가 필터를 통과해 플라스크로 모일 때까지 기다립니다.
  • 로드를 분리하고 플라스크에 모인 커피를 잔에 따릅니다.

사이폰커피추출

 

클래식 커피 한잔

사이폰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약간 낯선 경향이 있지만 사실 아주 대중적이고 클래식한 커피 추출 도구입니다. 물론 알코올램프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의 위험이 있고 또 유리 소재이므로 세척이나 관리도 더욱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풍성한 커피의 맛과 향을 선사할 색다른 커피 추출 도구를 찾고 계셨다면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사이폰 커피가 당신의 홈카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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