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커피가 생각날 때

커피엔 프리마

지금처럼 카페가 많아지기 전까지 우리나라의 커피는 대부분 인스턴트커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인스턴트커피의 인기는 높습니다. 티브이 광고만 보더라도 대부분의 커피 광고는 인스턴트커피이며 그 시대를 대표하는 연예인들이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지요. 그리고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믹스커피는 마치 없어서는 안 될 상비약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인스턴트커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이고 어떻게 이렇게 인기를 얻게 되었을까요? 오늘은 인스턴트커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장수 커피 광고 모델 안성기

 

녹는 커피에 관하여

인스턴트 커피는 1901년 전미 발명전에서 일본의 화학자인 카토 사토리 박사가 용해방식으로 제작한 파우더 형태의 커피를 '녹는 커피'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인스턴트커피는 로스팅한 원두를 냉각 · 분쇄한 다음, 증기 또는 열탕을 통과시켜 추출액을 받아 다시 원심분리기에 걸어 입자를 제거하고, 열풍 건조시켜 만듭니다. 이 마지막 열풍 건조 과정에서 커피의 향이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동결건조방식이 도입되었습니다. 동결건조법은 추출한 커피원액을 얼린 후 주위의 기압을 낮추어 수분을 기화시키고 건조된 입자를 얻는 방식으로 기온이 낮은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열과 함께 날아가는 커피 향을 줄여 인스턴트커피의 품질을 올려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인스턴트 커피에 대한 초기 반응은 좋지 않았으나, 1차 세계대전 이후 군납을 시작하면서 상업화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군인들이 전쟁 중에 마셨던 커피의 편리성을 기억하여 계속 인스턴트커피를 찾게 되면서 대중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믹스커피 그 위대한 발명

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나라에도 미군부대를 통해 인스턴트커피가 전해졌습니다. 커피시장에서 우리나라가 특이한 점이 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대부분의 나라에서 원두가 먼저 수입되면서 커피가 대중화된 반면 우리나라는 인스턴트커피가 먼저 대중들에게 커피로 인식된 경우로, 오히려 원두커피가 대중화된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1970년 동서식품과 미주산업에 커피 제조허가가 나자 동서식품은 미국의 제너럴 푸즈와 합작하여 공장을 설립했습니다. 동서식품이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의 시설에서 커피를 제조하여 국내 커피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하였고, 70년대 중반 커피믹스를 발매하면서 우리나라 커피시장의 70%를 점유하였습니다. 커피와 프리마 그리고 설탕을 적절한 비율로 배합한 커피믹스는 2017년 우리나라를 빛낸 발명품 5위에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커피믹스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도 출시할 만큼 커피믹스의 종류는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커피믹스의 비율과 맛이 얼마나 훌륭한지 한국 방문 시 꼭 맛봐야 하는 제품, 기념품으로 꼭 사가야 하는 제품이라고 할 만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동서식품 다양한 커피믹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인스턴트커피는 대부분 로부스타나 저품질의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여 만들기 때문에 커피의 질이 떨어지며, 믹스커피에 들어있는 카제인나트륨과 설탕은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멀리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의견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제는 좀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린 부분도 있습니다. 

현제 대부분의 인스턴트커피 제조업체에서는 여러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과 필요를 반영하여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습니다. 원두의 품질을 높이는 것을 넘어 실제 원두가루가 포함된 제품이나 디카페인 커피도 판매되고 있으며, 카제인나트륨 대신 저지방 우유를 또 설탕 대신 자일로오스 설탕을 넣어 기존 믹스커피를 보완하여 출시된 제품들이 있습니다. 또 다양한 추출 공법이 개발되어 맛과 향도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을 넘어 인스턴트커피는 정말 편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일 것입니다. 개별 포장된 커피의 포장을 뜯어 컵에 넣고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만 받으면 순식간에 완벽한 비율의 커피를 마실 수 있으니 말입니다. 

아무리 미워하려고 해도 미워할 수 없는 것이 아마 인스턴트커피가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